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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 in NZ]Day_015. 마침내 문 밖으로 :)[JINNY IN NZ ]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2020. 3. 18. 22:31
오늘은 오랜만에 외출하는 날!!!
입을 옷을 고르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가방을 싸는 동안 자꾸 조바심이 났다.
잊은 물건이 없는지 체크한 뒤 드디어 출발!
문을 나서며 지도 앱을 켤까?
하다가 오늘은 발 닿는 대로 걸어 보자 싶어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물가에 발이 이끌려 부두를 따라 주욱 걷기 시작.
정작 바닷가는 펜스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서 건진 사진이 없다ㅋㅋ
쨍한 태양 아래 모든 색이 선명하고 예뻐 보이기만 해서 몇 발자국 못 걷고 찰칵찰칵.
아 오랜만에 느끼는 이 자유로움.
점점 페리 터미널에 가까워질수록 공사가 한창인 곳이 많아 소음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마침 햇살이 강해 눈도 부셨겠다 부두 산책은 이쯤에서 종료.
미련 없이 모퉁이를 돌아 시내방향으로 발을 돌렸다.
여기저기 대여용 씽씽이들이 눈에 보인다.
날 추워지기 전에 한 번 달리고 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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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가로 와서는, 지난 외출 때는 자가격리 중이었어서
아쉽게 그냥 지나쳤어야만 했던 가게들을 실컷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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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구경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 찰나 문밖에서 어떤 남자애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붙여왔다,
앳되 보이는 남자애는 한참을 우물쭈물하다가 연락처를 물어왔는데,
왼손 약지에 낀 엄마가 물려주신 반지를 보여줬더니 바로 물러났다ㅋㅋ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여기저기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니 애써도,
번호 묻는 사람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를 비난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나도 오늘 번호를 따러왔으니까!!
지난날, 마스크 쓰고 다니는 아시아인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받게 되었던 차별 어린 시선들 속에 주눅이 들어있던 내게
너무나 환하고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셔서 하루를 밝혀주었던 점원 언니와 내심 친해지고 싶었었다.
그래서 오늘 가방 안에 작은 선물까지 챙겨 오늘 다시 이 곳을 찾은 것이다.ㅎㅎ
혹시라도 오늘 휴일이시면 어쩌나 했지만, 다행히 출근하셨고!ㅎㅎ
감사인사와 함께 지퍼백에 고이 담아온 마스크 두 장을 건네며
용기를 내 연락처를 물었더니 다행히 흔쾌히 알려주셨다!
>.<ㅎㅎㅎㅎ
기분 좋게 투 달러 샵을 나와 조금 걸었더니,
이제 슬슬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뭘 먹으면 좋을까 하던 차에 눈에 쏙 들어온 가게.
마침 피자도 먹고 싶었는데,
너로 정했다 :9
실내에서 먹기엔 아까운 날씨라 공원에서 먹기로 결정♡
이로서 하고 싶은 일 리스트에 있던
'갓 조리한 음식 먹기' + '공원에서 피크닉 하기'
이 두 개를 동시에 지워버릴 수 있게되었따!
공원 도착해서 적당한 자리를 찾아다니다가
오늘은 주인이 없길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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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고심 끝에 햇살과 그늘의 비율이 반반인 완벽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피크닉 시작 :3
치즈버거 피자는 과연 치즈버거 맛이였따.
둘 다 아는 맛이지만 피자에서 치즈버거 맛 이난 다고 하니 희한하게 상상이 잘 안 갔는데.
정말 치즈버거 맛 ㅎㅎ
다만, 케찹 맛이 너무 강해 재료 맛이 잘 안 느껴져서 그게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도우도 바삭하니 두껍지 않고 통깨가 아낌없이 뿌려져 있어서 그건 좋았네.
나름 맛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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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에로아는 뭐지 했더니 탄산수로 유명한 뉴질랜드 지방 이름이었다 ㅎㅎ
달달한 레몬맛 탄산음료.
햇살 좋고, 이 한가로움도 좋고, 플레이리스트도 좋다.
배도 부르겠다 기분 좋게 멍 때리고 있자니,
어느새 주위로 참새들이 부스러기 좀 얻어먹어보겠다고 슬금슬금 모여든다.
그 모습이 귀여워 빵조각을 조금 뿌려줬더니
뉴질랜드는 참새들도 사람들을 별로 안 무서워하는지
겁 없이 코앞까지 와서 먹는 녀석들.
신기하기도 하고 호기심이 발동해서
손바닥 위에 빵가루를 뿌려봤더니..
이.. 이게 되네?
될까 말까 싶었는데 되니까 황당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ㅎㅎ
마음이 바쁜 녀석들이 몇 번 손가락과 손바닥을 실수로 쪼긴 했는데 간지러운 수준 ㅎㅎㅎ
너무 귀여웠지만 너무 많이 주면 왠지 야생동물한테 밥 준다고 혼날 것 같아서 적당히 하고 말았다.
헷,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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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삼사십 분 여유를 즐기다가
해가 눕고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런 게 있어도 마실 사람들은 숨겨서 마시겠지만,
그래도 이런 제도들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취한 사람들이 덜 보이는 것 같다.
모처럼의 외출이었지만 쫄보는 해도 떨어지기 전인 6시쯤에 안전 귀가 ㅎㅎ
숙소에 와서 정리를 하고 연락처를 받아온 언니와 신나게 카톡도 하며 휴식시간을 가졌다.
피자를 한 판 다 먹었더니 배가 안 꺼져서 저녁은 패스하고
열 시 즈음 야식으로 시리얼 말아먹기 ㅎㅎㅎ
글루텐프리라서 맛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먹다 보면 아주 찐한 초콜릿 우유가 된다 ㅠ.ㅠ 넘좋
락토프리 밀크는 특유의 향이 좀 있어서 그냥 마시기엔 좋지 않았지만 어차피 시리얼용이라 노상관 ㅎㅎ
그래도 다음엔 소이 밀크로 사봐야지!
딱히 한건 많이 없지만 그래도 외출시간에 비해 상당히 알찼던 하루였다ㅎㅎ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짧은 외출이었지만 몸은 노곤노곤.
오늘 밤은 꿀잠 잘 수 있을 것 같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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